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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으로 진입한 대한민국의 과제ᆢ셀프 선진국이 아니길

<<선진국으로 진입한 대한민국의 단상>>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됐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지난 2일 대한민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UNCTAD가 1964년 설립된 이래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가 변경된 나라는 한국이 처음이다. 

그동안 한국은 아시아 아프리카 등 주로 개발도상국이 포함된 ‘그룹A’에 속해 있었는데,

이번 유엔무역개발회의 이사회는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 31개국이 속해 있는 '그룹B'으로 변경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UNCTAD는 개도국의 산업화와 국제 무역 참여 증진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유엔 산하 정부 간 기구로, 

무역 및 개발에 관한 정책 연구와 개도국 대상 기술 협력 등을 지원하고 있다. 

회원국은 모두 195개국이며, 한국은 1964년 3월에 가입했다.

 

‘선진국’이란 영어로 ‘Developed country' 또는 ’Advanced country'로 표현된다. 선진국이 아닌 국가를

‘후진국’ 또는 ‘개발도상국(Developing country)’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선진국을 경제가 고도로 발달하여 산업화와 경제체계를 갖춘 국가, 또는 경제 발전단계에 접어든 

국가로 풀이된다.

 

그러나 단순히 선진국은 부국(富國), 강국(强國)이나 자본이 많고, 생산규모나 소득이 많은 나라를 의미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IMF가 발표한 선진 경제국 지표를 보면, 인구 14억 명이 넘고 GDP 세계 2위를 자랑하는

중국이나, 오일머니로 1인당 GDP가 세계 최상위인 카타르나 아랍에미리트 같은 나라를 선진국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선진국의 기준은 1인당 GDP, 인간개발지수(HDI),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정의하는 고소득 OECD 국가군,

개발원조위원회(DAC: Development Assistance Commitee)멤버 등이다. 

UN의 인간개발지수(HDI, Human Development Index)는 교육지수, 기대수명지수, 국민총소득(GNI: Gross National Income)의 기하평균으로 산출된다. 

 

선진국으로 재단(裁斷)하기에 딱 맞아 떨어지는 정확한 잣대의 가치 기준이나 경제 발전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나타내기는 어려운 부분이다. 

 

다만 앞서 제시한 GDP, 인간개발지수, 삶의 질 지수(PQLI) 등이 고려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선진국을 향한 줄기찬 행진을 해왔다. 

 

1996년에는 선진국 클럽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다. 

2009년에는 OECD 내 개발원조위원회 회원국이 되면서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됐다. 

원조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가 된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 

 

국내총생산(GDP) 규모에서 한국은 세계 195개국 중 10위권이며, 1인당 국민소득(GNI)에서는 G7 회원인 이탈리아를 추월했다. 올해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되기도 했다.

 

유엔이 선진국 진입을 공식화한 것은 한국 현대사에 큰 획을 긋는 사건이요, 국제 무역사에도 기념비적인 일이다.

나라를 잃은 일제강점 36년간 통한의 역경에 이어, 남북 분단과 6. 25전쟁의 참혹한 폐허 속에서 

불과 70여년 만에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우뚝 선 것이다. 

 

이 짧은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고 세계 7대 수출대국으로 급성장한 사례를 두고 세계는 놀라워하고 있다.

이러한 경이로운 한강의 기적이 있기까지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일제하에 국내외에서 활동한 독립투사 선열들의 숭고한 헌신과 북의 남침 공산화 야욕에도 자유대한을 지키려 희생한 

수많은 국군장병과 UN군의 희생이 있었다.

 

역경과 고난의 달러벌이로 나선 서독 광부, 간호사들의 피눈물을 담보로 빌린 차관이 조국 근대화의 마중물이 되었고, 

월남 파병 전사들 피의 댓가인 달러가 한국경제발전의 밑거름으로 현대화를 일구어냈다. 

“잘 살아보세”의 기치아래 우리 국민들의 끈기와 근면성 열정과 피와 땀의 결실이다.

 

전 세계 229개국 중 영토 규모 102위, 인구 59위, 이런 작은 거인 대한민국이 세계속에 강국으로 우뚝 솟은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 산업화에 앞장선 기업들의 경쟁력과 불철주야 노력이 뭉쳐진 결과이다. 

반도체 생산율, 철강, 조선업, 인천공항, 지하철, 초고속 통신망 보급률 등 모두가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외도 세계 1위 ‘Made in Korea’ 제품도 수백 개에 이른다. 

 

세계 최고의 상품을 만들어낸 기업이야말로 선진국을 앞당긴 일등 공신이다. 

세계를 열광케 하는 K팝 방탄소년단, 아카데미 수상에 빛나는 한국 영화 등 문화강국의 대한민국이다.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세계문화유산 한글, 국민문맹율 최저, 한국인의 교육열, 홍수나 태풍 재해 재난에 이웃 돕기에

앞장서고, IMF 땐 ‘금모아 수출하자’에 장롱속에 깊이 간직해온 할아버지 할머니 결혼 반지, 손주들의 돌 반지를

선뜻 내놓았다. 

 

이를 본 세계는 한국 국민성이 연구 대상이라며 놀라워했다.

이번 선진국 진입은 시련과 역경을 딛고 일어선 국민적 성취로 가슴 벅찬 일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선진국이라 자만하고 샴페인을 터트릴 때가 아니다. 

국내 정치와 경제 사회 부문에선 어려운 과제가 산적해 있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천정부지로 뛰는 집값과 물가상승률이 9년 만에 최고치로 올라 서민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고질적인 청년 실업, 내로남불 정치, 불공정 등 사회 전반의 문제점들은 국민들이 선진국임을 체감하기 어렵다.

지금 한국의 부채는 5,000조원이다. 국민1인당 부채 1억원, 4인 가족이면 4억원이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다. 

 

한국 국민의 행복 지수는 OECD 37개국 중 35위다. 

한국은행은 최근 '사상 최대로 불어난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한국의 금융상황이 2008년 세계금융위기(IMF) 이후 가장 불안한 상태로 악화했다'고 지적했다.문제는 정치다. 한국 정치의 선진화가 급선무다. 

 

국내 적으로 사회 각 분야 시스템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고,국민의 실질적인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 주체들은 더욱 진력해야 한다. 특정 분야만이 아닌 모두가 행복한 균형 잡힌 선진국이 돼야 한다. 

국민 개개인의 매너와 의식도 선진국 시민다워져야 한다. 

 

선진국이 된다는 건 그만큼 국제적 책임과 역할도 커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높아진 국가 위상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와의 연대와 외교 협력에도 앞장서야 한다. 

이번 계기로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를 기대한다.

 

최충웅박사  언론학박사

[필자 주요약력]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경남대 석좌교수YTN 매체비평 고정 출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예오락방송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보도교양/연예오락)심의 위원장

(받Mail글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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