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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 쓰러진 중국국적 미등록 외국인, 165일간의 기적 같은 귀환

- 의료비 전액 감면한 병원과 외국인 지원 기관, 대사관의 국경 넘은 생명 존중 -

지난 겨울, 추운 길거리에서 뇌경색으로 쓰러져 생사의 기로에 섰던 60대 미등록 체류 중국인이 국내 의료진과 외국인 지원 기관, 양국 정부의 긴밀한 공조 끝에 무사히 고향의 품으로 돌아갔다. 국경과 체류 신분을 뛰어넘어 한 생명을 끝까지 책임진 이들의 165일간의 헌신이 지역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 차가운 거리에서 발견된 이방인, 가족에게도 외면받다

 

2025년 12월, 서울 신림동의 한 상가 계단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중국인 이00(64) 씨가 119 구급대를 통해 중앙대학교 광명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진단명은 중대뇌동맥 경색. 이 씨는 의료진의 신속한 응급 조치로 목숨은 건졌으나, 좌측 편마비와 실어증으로 거동과 의사소통이 전혀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이 씨는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미등록 체류 신분이었으며, 한국과 중국에 거주 중인 형제자매들과 연락이 닿았음에도 모두 부양 능력 부족 등을 이유로 보호를 거부했다. 오갈 데 없는 중증 환자의 퇴원이 기약 없이 미뤄지며 상황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 민·관·국제 공조의 시작… 병원 측 "의료비 3억 전액 감면" 대승적 결단

 

절망적인 상황에서 안산시외국인주민상담지원가 발 벗고 나섰다. 센터는 주한 중국대사관과 긴급 연락망을 구축하고, 이 씨의 고향인 중국 선양시(瀋陽市) 지방정부를 상대로 현지 요양 시설 마련 및 귀환 지원을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중앙대학교 광명병원의 인도주의적 결단이 빛을 발했다. 병원 측은 체류 장기화로 인해 발생한 누적 치료비 약 3억 원을 전액 감면하기로 결정했다. 나아가 이 씨가 안전하게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도록 공항 이송용 응급 차량과 당일치기 해외 송환 일정에 동행할 전문 의료진까지 무상으로 파견하는 파격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 165일 만에 열린 하늘길, 무사히 고향 품으로

 

출국 절차 역시 순탄치 않았으나 관계 기관들의 적극적인 행정 조력으로 얽힌 매듭이 풀렸다. 법무부 출입국관리소는 휠체어에 의존한 이 씨의 상황을 고려해 자진출국 신고 절차를 신속히 처리하고 불법체류 범칙금(약 2,500만 원)을 면제했다. 중국 선양시 역시 적극적인 예산 지원을 통해 환자와 동행 의료진의 항공권을 전액 부담하고 현지 수용 요양원 확보를 마쳤다.

 

마침내 지난 6월 10일 오전 8시, 인천공항을 출발한 이 씨는 한국 의료진의 보살핌 속에 안전하게 선양시에 도착해 현지 요양원에 성공적으로 입소했다. 병원에 실려 온 지 정확히 165일 만의 일이었다.

 

안산시외국인주민상담지원센터 권순길 센터장은 "혈육에게조차 외면받은 이방인을 위해 기꺼이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 준 병원 측과, 국경을 넘어 협력해 준 대사관 및 중국 선양시(瀋陽市) 관계자분들 그리고 안산시외국인주민상담지원센터 덩닝 중국 전문 상담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기적"이라며, "앞으로도 낯선 타국의 차가운 길 위에 홀로 남겨져 절망하는 이가 없도록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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