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9 (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사건사고

금융위 사무관, 저축은행 업계 여직원 성폭행


(한국안전방송) 최근 금융위원회 사무관이 산하 기관인 저축은행 업계의 여직원을 술자리에서 성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금융당국과 저축은행 사이에 있었던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다시 구설에 오르고 있다. 금융당국은 과거부터 유독 저축은행과 얽힌 '흑역사'가 많았다.

금융위·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금융위원회 소속 사무관 A씨(가해자)는 저축은행 업계 직원 B씨(과장)·C씨(피해자·여자)와 저녁 식사를 갖은 후, 이어진 자리(노래방)에서 C씨를 성폭행했다. C씨를 데려온 과장 B씨가 자리를 뜨자 발생한 사건이다. 이후 금융위는 소속 사무관의 범행을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절대적인 갑의 지위에 있는 금융위가 산하 기관으로부터 받은 접대가 발단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사건은 관행적으로 젊은 여성 직원을 동석시키는 금융권의 구태적인 접대 문화에서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 "또 저축은행이냐"

이런 금융당국의 잘못된 접대 문화는 과거부터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2금융권에서 주로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건을 접하고 '또 저축은행이냐'는 생각이 들었다"며 "과거에도 금융당국은 1금융권 등과 달리 유독 저축은행과 얽힌 불미스러운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융위 입장에선 2700만원을 야산에 묻은 배모 전 중소서민금융과장의 악몽이 떠오를 만하다. 2010~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그는 당시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아 구속됐다. 법원이 형량을 감형하긴 했지만, 혐의는 인정됐다. 소관 부서 과장이 피감기관에서 현금을 받고, 임 회장이 구속되자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돈을 묻은 행태가 구설에 올랐다. 

명예회복을 하긴 했지만, 금융위는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저축은행과 얽히기도 했다. 2008년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이었던 그는 부산저축은행에서 청탁과 4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았다. 2·3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승승장구하던 엘리트 관료의 커리어는 여기서 꺾였다.

◇ "금감원서 제일 기피 부서? 저축은행 검사 파트"

이런 사건·사고는 저축은행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금융감독원 검사 부문에서도 많이 일어났다. 저축은행 사태 당시 구조조정을 앞둔 부실 저축은행들은 당국에 전방위적인 로비를 했다. 당시 관련 부서였던 금감원 관계자는 "최고 기피 부서는 저축은행 검사였다"며 "일단 가면 엮일 일이 많아 내부에선 어떻게든 가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모 금감원 부국장은 2006~2008년 자신이 검사를 맡은 보해저축은행으로부터 뇌물을 받아 2011년 구속됐다. 퇴직 후 문제가 불거지고 검찰 수사가 이어지자 잠적했지만, 수사망이 좁혀오자 자수했다. 검찰 조사에서 그는 현금 카드를 선물 받아 1억원 넘게 백화점 등에서 쓰고, 주택 구매에 필요하니 2억원을 달라고 요구한 일이 드러났다.

저축은행 국정조사 도중 한강에 투신한 김장호 전 금감원 부원장보도 저축은행 검사와 얽힌 경우다. 그는 금감원 검사 시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삼화저축은행으로부터 2006년~2009년 2200만원을 받은 혐의가 있었다. 다행히 구조돼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그는 2013년 대법원에서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다며 무죄가 확정됐다.

김 전 부원장보는 생존했지만, 2금융권에서 받은 뇌물로 결국 세상을 등진 경우도 있다. 2000년 장래찬 전 금감원 비은행검사1국장은 상호금융 등 금고 부문의 구조조정 업무를 주도했다. 당시 동방상호신용금고 불법대출 사건이 불거져 경찰 수배를 받자 잠적했다. 장 전 국장은 일주일가량의 도피 끝에 서울의 한 여관에서 목을 매 숨졌다.

과거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이번 금융위 사무관의 성폭행 사태도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접대·향응 관행에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다른 업권과 달리 저축은행은 개인 소유 회사인 경우가 많아 접대 문화가 남달랐다"며 "최근 김영란법이 시행되는 등 그런 관행도 점차 없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너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