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驟雨(취우)/ 盧兢(노긍)♥

 

 

 

 

 

風扉自閉燕雛驚(풍비자폐연추경)

사립문에 바람 불어 절로(쾅) 닫기자 제비 새끼 놀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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急雨斜來谷口平(급우사래곡구평)

소낙비 빗겨 오자 골 어귀가 평평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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散入靑荷三萬柄(산입청하삼만병)

푸른 연잎 삼만 자루에 흩어져 쏟아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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嗷嘈盡作鐵軍聲(오조진작철군성)

떠들썩 온통 씨끄러움이 갑옷 군대의 소리라네

 

扉(비) : 사립문.

燕雛(연추) : 새끼 제비.

柄(병) : 자루, 연꽃의 줄기.

嗷嘈(오조) : 시끄럽게 떠드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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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盧兢(노긍, 1738~1790); 조선후기 『화사』를 저술한 학자.

본관은 교하(交河). 초자는 신중(愼仲), 자는 여림(如林), 호는 한원(漢源). 아버지는 진사 노명흠(盧命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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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재미있다. 그러면서 묘사가 뛰어나다.

먹장구름이 몰려오면서 바람도 세차게 분다.

사립문이 쾅 소리를 내며 스스로 닫힌다.

그 소리에 처마 밑 새끼 제비들이 놀라 짹짹거린다.

그러다 소낙비가 비스듬하게 들이치기 시작한다.

어미를 기다리던 새끼 제비들은 겁이 나 잔뜩 움츠러든다.

좀 있다 소나기는 골 어귀 연꽃 밭으로 옮겨간다.

삼만 개 푸른 연잎 위로 비를 내리붓는다.

그러자 갑옷 입은 군사들이 일대 격전을 벌이는 소리가 들린다.

연못이 마치 전쟁터가 된 듯하다.

위 시를 보면 시인의 문학성이 돋보이고,

소낙비에서 낭만성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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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의 현실에서는 소낙비의

낭만성은 찾아볼 수 없고 피해만 속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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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와 어제 호우로 사망자와 실종자가 50 여 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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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경북에서 사망자가 특히 많았다.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에서도 사망자가 10여명이나 발견됐다.

주택이나 시설이 무너지고 유실된 곳도 많다. 농작물 피해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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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는 장맛비에 피해가 없도록 조심하라고

밤낮으로 재난안전문자를 보내지만 피해는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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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피해는 예기치 않은 사태로 인해 생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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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장맛비가 적당히 오면 위 노긍의 시처럼 낭만적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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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기후변화 등으로 소낙비에 낭만적이라는

상상을 더 이상 할 수 없는 시대가 오는 건 아닐지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