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중이던 초등학생을 납치하고 부모에게 거액의 돈을 요구한 아동 납치범이 구속됐다.
서울북부지법은 이날 오전 10시께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연 뒤 오후 5시 40분께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영장심사에서 경찰 조사에서와 마찬가지로 범행을 시인하며 "돈이 필요해서 그랬다. 잘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등교하려 집을 나선 피해자를 납치한 뒤 부모에게 2억원을 요구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13세 미만 약취유인 혐의)를 받는다.
A씨는 19일 오전 8시 40분께 서울 도봉구 한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피해자를 뒤에서 덮쳐 입을 막고 흉기로 협박해 옥상으로 데려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피해자를 결박하고 휴대전화를 빼앗은 뒤 부모에게 "2억원을 주지 않으면 아이를 못 볼 줄 알아라"라는 취지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를 보낸 뒤 범행 장소에서 빠져나온 A씨는 범행 약 8시간 만인 오후 5시 15분께 자택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동은 다르지만 피해자와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던 이웃 주민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도주한 뒤 홀로 옥상에 남아있던 피해자는 1시간 뒤인 오전 9시 45분께 몸에 묶여 있던 테이프를 스스로 끊고 탈출해 인근 파출소를 찾아가 "납치됐다가 풀려났다"며 상황을 알렸다. 피해자 모친도 A씨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직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A씨가 2억여원의 빚을 갚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피해자를 사전에 특정해 범행을 계획했는지 등을 추가로 수사해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