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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가 일본 후쿠시마 현지조사를 마치고''' 사지를 무릅쓰고 보내온 소식

이병걸 님, 안녕하세요! 저는 얼마 전, 현지조사를 위해 후쿠시마에 다녀왔습니다.

 

복도(福島)라는 글자는 행운의 섬이란 뜻의 후쿠시마 지명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전을 생각하면 참 어울리는 이름입니다. 산과 바다, 드넓은 평야까지. 자연이 허락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받은 지역이었습니다.

 

이젠 울창한 숲과 곡식이 익어가는 논밭을 검은 피라미드, 원전에서 나온 핵 폐기물이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어쩌면 행운의 섬이란 이름은 후쿠시마 원전 건설 전까지만 유효했던 것이라고 봐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이 건설될 때부터 이런 대형 사고는 이미 예견되어 있던 것과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그린피스는 지난 몇 년간 후쿠시마시에서 발견되는 핫스팟에 대해 꾸준히 일본 정부 관계자들에게 알려왔습니다.

 

실제 후쿠시마시는 사고 이후 일본 정부가 최우선으로 제염 작업을 진행한 곳이기도 합니다. 불과 20km 밖에 접근 제한 구역인 나미에나 오보리 같은 방사선 고선량 지역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올해 조사는 햇수로 9년째, 횟수로는 31번째 현지 조사였습니다. 이번 현지 조사는 368명의 그린피스 후원자분들께서 특별일시후원을 해 주신 덕분에 조사 지역을 더 확대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가을 일본은 유난히도 태풍 영향권에 자주 들었습니다. 이번 조사를 통해 많은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불 경우 후쿠시마 곳곳이 방사능 물질로 재오염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염 작업이 불가능한 산과 숲에서 비와 바람을 타고 휩쓸려 온 방사능 오염물질이 강을 포함한 후쿠시마 곳곳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것이죠.

 

그린피스 방사선 방호 전문가 그룹으로 구성된 현지 조사팀의 구성은 다양했습니다. 숀 버니를 비롯해 체르노빌에서 여러 번 조사를 진행한 베테랑 연구원부터 저처럼 처음 후쿠시마를 방문해 조사에 참여하는 캠페이너까지. 국가, 연령, 경험 수준이 모두 달랐지만 우리의 바람은 하나였습니다.

 

부디 작년보다 더 오염된 지역이 없길 바라는 마음. 그러나, 이전에 발견했던 핫스팟 지역은 사고 전 수치로 복구된 지역도 있었지만, 새로운 고선량 오염 지점도 다수 파악되었습니다.

 

후쿠시마 조사에 참여하는 제가 가장 자주 받은 질문은 겁나지 않냐는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안전 역시 우선순위이기 때문에 30년 넘게 반핵 운동과 방사선 방호 활동을 지속해온 전문가들과 가장 적절한 보호 아래 있다는 건 모두가 알았지만, 공기 중에 떠다니는 세슘 미세입자가 내부 피폭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으로부터 누구도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걱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겁나지 않았습니다. 현장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제대로 모르고 떠드는 것이 더 겁나는 일입니다. 그리고 다짐했습니다.

 

만약, 제가 피폭 피해를 입는다면 병든 제 몸을 증거로 탈원전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창밖으로는 끝없이 빗줄기가 이어지는 동안, 차 안의 선량계 숫자도 높아졌습니다.이제 우리는 접근 제한 구역으로 향했습니다.

 

 

- 이후 내용은 그린피스 홈페이지에서 연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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