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문화일보
(한국안전방송) 북한의 거듭된 도발로 한반도 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올들어 13번 미사일을 쐈다. 29일 발사한 중거리탄도 미사일은 일본 상공을 통과했다. ‘특대형’ 도발인 셈이다. 북한의 도발이 한미일을 포함한 주변국의 심리적 '레드라인'을 넘어선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북한은 '괌 포위사격'이 실제 가능하다는 능력을 과시하면서도 북미 대화의 판을 완전히 깨지 않는 고도의 전략적 선택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에서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로 주민대피 권고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일본 상공을 통과해 궤도 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해 '고각 발사가 아닌 정상 각도 발사'라는데 주목하고 있다.
이번 발사는 '정상궤도'를 시험하려는 것이 목적이었다는 의미다.
그동안 북한은 고각 발사를 통해 최대 고도를 올려 자신의 영해 내에 떨어뜨리는 시험을 주로 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사일 발사 각도를 낮춰 정상궤도에 올려 실제 사거리를 시험한 것으로 추정된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김정은 정권 들어서 가장 긴 사거리다. 고각 발사를 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이 정도면 정상궤적이라고 볼 수 있다"며 "정상궤적을 시험하기 위해서라면 일본열도를 통과한 점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이번 북한의 미사일이 무수단일 가능성이 있다"며 "무수단은 지난해부터 수차례 발사해 단 한 번만 성공해 문제가 많은 미사일로 낙인찍혔지만 과도한 고각 발사 방식 때문이지 정상적인 발사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고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그동안 고각발사를 통해 기술력을 과시했다면 이번 북한의 정상 궤도 발사는 '실전 파괴력'에서도 충분히 위력을 발휘한다는 점을 주변국에 과시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바로 직전까지 '미국만을 상대하겠다'는 식으로 '고각 발사' 미사일 기술력을 과시했다면, 이번엔 북한의 무력이 사실상 한국은 물론 일본 영토 모두를 겨냥하고 있다는 직접적인 위협 시그널로도 읽힌다.
과거에도 북한은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미사일을 발사해 위협한 적이 있다. 하지만 북한이 미사일이 아닌 인공위성이라며 인도적인 목적을 강조했다. 인공위성 발사의 경우 발사시점과 낙하 해역을 사전에 국제기구에 통보해야 하므로 일본 정부도 사전에 인지한 경우가 많다.
한마디로 그동안 일본 영공을 통과하는 발사시험은 '위협의 의도'가 없음을 천명하고 펼친 무력시위였다.
그만큼 이번 북한의 궤도 미사일 발사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북한이 군사적인 목적으로 사전에 통보 없이 일본 상공을 통과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1998년 '대포동 1호'를 발사해 일본 아오모리현 상공을 통과했다. 북한은 이를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거리 탄도 미사일로 분석했다.
북한은 2009년에도 '대포동 2호'를 개량한 것으로 평가되는 '은하 2호'를 발사했다. 미사일은 분리되 1단은 일본 아키타현 앞바다에 나머지는 일본 상공을 통과했다. 2012년 12월에는 '은하 3호'가 일본 오키나와현을 통과해 필리핀 근처 해상에 낙하했다.
2016년 2월에 동창리에서 발사된 '광명성 4호'가 일본 오키나와현 상공을 통과했다. 북한은 이를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며 국제기구에 통지문을 보냈다.
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일본보다 미사일 발사 시점을 늦게 알았다는 지적에 대해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일본으로 향하면서 자동으로 항공기 안전과 재난 보호를 위한 조기 경보시스템이 발령됐다"며 "군은 미사일 발사했다는 사실을 오전 6시6분에 발표했다. 만약 탄도미사일이 남쪽으로 향했다면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 조기경보레이더에 포착돼 국민에게 실시간으로 전파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J얼럿은 2004년 긴급재난이 발생했을 경우 통신위성을 통해 얻은 정보를 국민에게 신속하게 전달하고 피난을 유도하는 목적에서 만들어진 순간경보시스템이다. 아직 J얼럿이 보급되지 않은 지역도 있어 옥외 스피커 등을 이용하는 엠넷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