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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대한민국은 유엔군의 희생과 헌신, 피 묻은 군복 위에 서 있습니다.”

[사진 출처 연합뉴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11월 중순.

초겨울 날씨가 유난히 매서웠다. 정주영 현대건설 사장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푸른 잔디를 심어 줄 수 있습니까?”

“이 엄동설한에 푸른 잔디를 어떻게 구한다는 말이오?”

‘공사비를 3배 주겠다’는 제안이 따라 붙었다.

미 8군 관계자였다. 귀가 솔깃했다. 정주영이 되물었다.

“푸르기만 하면 됩니까?”
“물론입니다.”

그는 낙동강변 논에서 청보리 30 트럭을 실어다

부산 유엔군 묘역을 푸르게 단장했다. ‘길이 없으면 만들어서 간다’는

정 회장의 철학이 나온다.

제 34대 미국대통령에 당선된 아이젠하워가 ‘한국전 조기 종전과 한국 방문’

공약 이행을 위해 그해 12월 당선자 신분으로 한국을 전격 방문한다. 미 8군은 당선자가

UN군묘지를 참배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풀 한 포기 없이 황량한 묘역 단장이 급했던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영웅 아이젠하워는 푸른 잔디(?)가

덮인 묘역에 만족감을 표했고 정주영은 도약대에 올라섰다.


부산 유엔군기념공원은 세계에서 유일한 유엔군기념묘지.

유엔군 희생자 4만여 명 가운데 11개국 장병 유해 2311구가 안장돼 있다.

정전협정 체결 2년 후인 1955년 유엔군의 희생에 보답하기 위해 우리가 공원을

유엔에 영구 기증했다. 사후 이곳에 묻히기를 희망하는 참전용사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군 참전의 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지난 27일 부산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엄동설한에

청보리로 단장됐던 유엔기념공원 내 위령탑을 참배했다.

현직 대통령이 위령탑을 참배한 것은 처음이었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참전 유엔 용사들을 향해 고개를 깊이 숙였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유엔군의 희생과 헌신, 피 묻은 군복 위에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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