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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칼럼

정치에서는 바늘이 칼보다 강하다

“강을 건너는 방법은 강을 건너는 것이다.”

 

미국 인디언 아파치 추장 제로니모.

최후의 전사였던 그는 직진본능이었다.

 

목적에만 집중했다. 강 속에 웅크린 채

그를 노리는 죽음의 신은 장애물이 아니었다.

정면 돌파뿐이었다. 그게 제로니모 아파치의 생존방식이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가 출범했다.

 

법무부 장관에서 여당 대표인 비대위원장으로 직행했다.

그의 노선은 취임 전 발언에서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다.

“여의도 사투리를 쓰지 않겠다.”

기성 정치와 차별화 선언이었다. 국민이 바라는 지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의도에서는 그 ‘사투리’가 표준어다.

그의 단호한 정면 돌파 의지에 대한 당 안팎의 저항이 만만찮을 것이다.

그는 총선이란 험난한 강을 건너는 미션을 받았다.

물속에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이준석 전 대표 탈당,

공천, 당정 관계 정립 등 난제들이 부비트랩처럼 웅크리고 있다.

 

이 강을 건너지 못하면 그의 정치 역정은 불과 넉 달 만에 막을 내린다.

건널 수밖에 없다.“한 사람이 먼저 가고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혁신을 시사하며 그가 인용한 이 말은 중국 작가 루쉰(魯迅)의 글 일부다.

루쉰은 ‘희망이란 있다고도,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라며

여럿이 힘을 모으면 희망이 현실화 될 수 있다

 

했다.국회 답변에서 그는 제로니모적 직진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탁월한 순발력과 공격력으로 보수진영에

‘희망의 아이콘’이 돼 여당 대표 자리를 꿰찼다.

 

그는 ‘조선제일검’이라 불렸다.

하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칼이 아니라 바늘이다.

칼을 벼려 바늘을 만들어야 한다. 분열된 보수를 봉합하고,

여야 관계를 복원해 정치가 작동하게 해야 한다.

 

정치에서는 바늘이 칼보다 강하다. 바늘에서 정치력이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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