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안전방송) 구미시의 범시민 책읽기 캠페인, ‘한책하나구미운동’이 10주년을 맞았다고 밝혔다.
한 해 동안 읽을 책을 시민이 직접 투표로 선정하고, 북콘서트와 토론회 등 1년 내내 소통의 장이 마련됐다.
한 권의 책을 읽고 다양한 생각을 나누는 가운데 도시에는 한층 성숙된 독서문화가 자리잡았고, 책은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시민들을 하나로 묶는 소통의 매개체가 됐다.
「한책하나구미운동」은 1998년 미국 시애틀 공공도서관에서 시작된 ‘원 시티 원 북(One city One book)운동’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한 도시의 구성원 모두가 한 권의 책을 선정해 함께 읽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자는 독서캠페인이다.
실례로, 시카고시에서는 <앵무새 죽이기>를 함께 읽고 고질적인 인종문제 극복의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하나의 책을 함께 읽고 공유한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연대의 힘을 갖는다. 그런 의미에서 구미시는 타 도시보다도 책 읽기 운동이 필요한 도시였다.
산업도시의 특성상 시민의 80%가 일자리를 찾아 타지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로 구성되어 동일한 정체감 형성과 원활한 소통을 위한 아이디어가 요구되었다. 이를 위해 2007년 구미시장의 제안으로 구미시만의 책읽기 운동인 ‘한책하나구미운동’이 시작되었다.
또한, 매년 ‘올해의 책 선포식’에 참여한 시민이 평균 250여 명씩 누적 2,600여 명, 작가초청 강연회 및 사인회 등 북콘서트 참석자가 누적 3,200여 명, 독후감 공모전 응모편수가 누적 3,600여 건 등 지난 10년 간「한책하나구미운동」에 참여한 시민들이 총 22만여 명이 넘는다.
「한책하나구미운동」은 한 권의 책을 통해 다양한 생각을 나누고,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연대감을 조성하는데 그 취지가 있다. 시민들이 직접 ‘올해의 책’ 선정에 적극 참여하는 이유다.
첫 해에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을 수 있는 동화책 <마당을 나온 암탉(황선미)>이 선정됐다. 2010년에는 세계 긴급구호 현장의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집 <지도밖으로 행군하라(한비야)>, 2014년 인문학 베스트셀러인 <여덟단어(박웅현)>, 올해에는 청소년 성장소설인 <모두 깜언(김중미)>까지 해를 거듭할수록 선정도서의 장르가 다양해졌다. 그만큼 시민들의 독서성향도 한 차원 높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구미시에 책 읽기 운동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데는 탄탄한 독서인프라가 한 몫을 했다. 지난 1994년 구미시립중앙도서관을 시작으로 도서관 건립에 매진해 현재 도립구미도서관을 포함, 모두 6곳의 공립도서관과 2곳의 작은 도서관이 있다.
「한책하나구미운동」이 시작된 2007년부터 10년간 봉곡, 선산, 상모정수 등 3곳의 도서관을 건립하였고, 현재에도 양포도서관을 건립을 준비 중이다.
이는 전국 40만 이상 지자체 인구대비 열람석수 1위, 장서보유 2위의 결과(2015 전국문화시설 총람)로 이어지며 책 읽기 좋은 도시의 명성을 안겨 주었다. 이 밖에도 구미시는 지역 곳곳에 37개의 새마을작은문고를 설치해 시민들이 언제든 원하는 때 책 읽기가 가능하도록 지원해 왔다.
「한책하나구미운동」의 중요한 성과 중 하나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독서문화를 정착시켰다는 것이다. 해마다 올해의 책 작가 강연을 개최하여, 2010년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의 한비야 작가 강연에는 1,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하여 평소 만나기 힘든 작가와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2011년 <책만 보는 바보> 안소영 작가의 강연회부터 북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해 작가와 이야기 나누고 책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올해에도 구미시는 10주년을 맞은 「한책하나구미운동」을 기념해 4월 15일 ‘올해의 책 선포식’과 겸해 다양한 문화행사가 개최되었다. 김중미 작가와 함께하는 ‘북 토크’, ‘북 콘서트’, ‘독서퀴즈 골든벨’을 비롯해, ‘한책 한줄 캘리그라피’, 나만의 책 만들기‘ 등 북페스티벌을 진행하여 전 시민이 책과 함께 즐기는 책 축제가 펼쳐졌다.
책 읽는 도시, 구미시의 최종 목표는 독서를 통해 시민들이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나아가 도시의 발전 가능성을 키워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해에는 인문학 프로그램에 더욱 내실을 기하여 시민들이 보다 쉽게 독서문화와 친숙해지도록 도울 계획이다.
올해 관내 공공도서관을 통해 추진될 인문학프로그램은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계층별로 구성된 ‘인문고전독서회’, 철학·역사·문학 등 고전의 묘미를 배우는 ‘인문고전아카데미’,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인생의 지혜와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책 도서관’, 영유아에게 무료로 그림책을 나눠주는 ‘북-스타트 운동’, 어린이들에게 동화를 읽어주는 ‘책 읽어주는 할머니’, ‘귀로 읽는 책 오디오 북’ 서비스 등을 확대 실시한다.
특히, ‘좋은책 나눔 지원단’을 통해 시민들에게 매월 좋은 책을 추천하고 도서관을 중심으로 독서문화자원봉사단을 운영하여 인문학적 소양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구미시 관내 도서관 관계자와 문인, 독서전문가, 교육계 인사, 책을 좋아하는 시민들 20여 명으로 구성된 ‘좋은책나눔지원단’을 구성한다.
지원단은 매월 도서관 및 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1인당 한권의 책을 선정하여 서평을 통해 책을 추천하고, 선정된 책은 관내 도서관에 2~3권씩 배부될 예정이다.
지난 10년 구미시는 책을 통해 시민의 다양한 생각을 모으고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 왔다.
앞으로도 「양포도서관」 건립, 생활 밀착형 작은 도서관 확충을 비롯해 「세계인문학포럼」 유치 등을 통해 책 읽는 도시를 넘어 인문학 도시로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