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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스스로 놓으려던 생명의 끈, 응급실에서 다시 잇다

2013년 하반기부터 2년 5개월간 총 234명 이상의 생명 살려


(한국안전방송) 보건복지부는 2013년 7월부터 시작한「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성과를 분석.발표했다.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은 병원에 배치된 상담인력(병원당 2명)이 응급실에 내원한 자살시도자 중 서비스에 동의한 환자를 지속 상담하고, 퇴원 이후까지 지역사회의 복지-의료서비스와 연계해 주는 사업으로, 현재 전국 27개 병원에서 시행 중이다.

2013년 8월부터 2015년 말까지 해당 응급실에 총 13,643명의 자살시도자가 내원하였는데, 서비스에 동의한 6,159명(47%)에게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의 서비스 수혜자 사망률은 서비스를 받지 않은 사람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지난해 말까지 해당 응급실 방문 자살시도자 중 10.6%가 사망하였는데, 서비스 非수혜자의 사망률은 14.6%인 반면 서비스 수혜자의 사망률은 5.9%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사망자 중 손목자상, 약물·가스중독, 질식 등 자살로 추정되는 사망자의 비율은 5.7%이며, 이 중 서비스 非수혜자의 사망률은 7.5%인 반면 서비스 수혜자의 사망률은 3.7%로 나타났다.

확인된 사망률로 해당 응급실 내원자 전체 ‘사망규모’를 추정하면 서비스 비수혜자 1,006명, 서비스 수혜자 363명이며, 자살로 추정되는 사망은 서비스 비수혜자 517명, 서비스 수혜자 228명으로 서비스 제공을 통해 총 사망자 기준으로는 약 536명, 자살추정 사망자 기준으로는 약 234명의 생명을 살린 것으로 추정된다.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찾은 뿌듯한 사례들도 많다.

경기도 일산의 20대 남성 A氏는 희귀병으로 시력을 점점 잃어가던 중 자해를 하여 응급실에 방문했다.

응급실에서 A氏를 만난 사례관리사 정영주氏는 A氏의 좌절감과 혼란을 해결하도록 돕는 한편, 점자교육과 보행훈련 등 현실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 복지자원과 연계하여 그가 새로운 삶을 찾도록 지원했다.

전라북도의 80대 할아버지 B氏는 원만하지 않은 가족관계로다량의 수면제를 마시고 응급실을 내원하게 되었다.

퇴원 후에도 손 편지와 전화상담, 문자 안부를 통해 보내는 사례관리사 박지혜氏의 정성에 할아버지는 “살면서 이렇게 누군가의 관심을 받아본 것이 처음”이라며, 글씨를 배우기 시작하는 등 새로운 삶의 의지를 표현하게 되었다.

원광대학교 산본병원에서 사업을 운영 중인 응급의료과 위대한 교수는 “의사로서 어렵게 살린 분들이 자살재시도로 응급실에 다시 실려와 사망하는 경우를 볼 때가 가장 힘들다“며,“자살시도로 응급실을 방문하는 분들 중 혼자오시거나, 치료도 제대로 않고 퇴원하는 등 염려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자살시도자는 사후관리를 통해 적절한 치료나 지역사회 서비스로 연계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건복지부 방문규 차관은 3일(화) 오후 인천 가천대 길병원을 방문하여 각 지역 병원에서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실무자들과 간담회를 가지고 그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사례관리사 이유진氏(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는 “자살하려는 사람을 어떻게 막겠느냐고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현장에서 보면 술에 취해 충동적으로 자살시도를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며, “당장은 힘들어 죽으려고 하다가도 그 순간만 잘 넘기도록 도와주면 새로운 희망을 찾는 경우가 많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실태조사 및 심리부검 결과를 보면 자살시도자의 자살위험은 일반인보다 25배나 높다”며 “응급실을 기반으로 자살시도자에 대한 사후관리 성과가 확인된 만큼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하여 자살재시도 위험을 감소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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