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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칼럼

달은 이지러져도 그 빛이 그대로 이고, 보검은 부러져도 그 강함은 그대로 이다

   <대표이사 박 기동>

 

선비의 志操(지조)

  <梅堯臣,매요신>

달은 이지러져도

그 빛이 그대로이고,

보검은 부러져도

그 강함은 그대로다.

기운 달의 빛은

금방 차오르고,

부러진 보검은

주조하면 다시 좋아진다.

권세가 산을

압도할 듯 강해도,

지사의 마음을

굴복시키긴 어렵네.

목숨을 내놓을

지언정, 떳떳하지

못한 삶 을 좀스럽게

이어가진 않는다

月缺不改光 (월결불개광)

劍折不改剛(검절불개강)

月缺魄易滿(월결백역만)

劍折鑄復良(검절주복량)

勢利壓山岳(세리압산악)

難屈志士腸(난굴지사장)

男兒自有守(남아자유수)

可殺不可苟(가살불가구)

​​

..

 

달이 이지러지면 잠시

시야에서 사라지는 듯해도

빛을 발산하는 본질은

둥글게 차 있을 때나 다름없다.

끊임없이 쇠를 달구고

담금질하고 두드리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탄생하는 보검도 마찬가지다.

모진 단련을 다

극복하고 벼려냈기에

부러지더라도 강한

재질은 그대로 유지된다.

 

지조 있는 선비의 품성은

바로 달과 보검의 이런

속성에 비견될 만큼

시종여일 변함이 없다.

시련과 고난에도 본바탕은

한결같기에 막강한 권력과

재물 앞에서도 지조를 굽힐 줄 모른다.

목숨을 내놓을지언정 떳떳하지

못한 삶을 좀스럽게 이어가진 않는다.

지사를 자처하지만

강직한 기품을 보여주지 못하고

권세에 아부하는 주변

선비들에게 시인은 자못 실망한 듯하다.

 

2900여 수의 다작을 통해 다양한

시풍을 보여주었던 매요신(1002 ~ 1060)

 

그에게는 특히 중국 송대 풍자시의

전통을 열었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권세가 산을 압도할 듯

막강한’ 권신들의 횡포를 그는

‘꼬리를 흔들어 깃발로 삼고 이빨을 갈아

칼날로 삼는’ 맹호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런 패기야말로 강직한 선비가

보여주는 지조의 육화(肉化)라 할 만하다.

 

물질 만능주의에  기회적이고 천박한 아부,

사기, 배신의 풍조가 만연한 어지러운 시절에,

 

의리와 지조를 목숨처럼 지키는 대장부의 기상을

보여주는 志操(지조)라는 시를 보시며 눈과 정신을

잠시 정화 하시기기를...

 

                                                     <지조의 상직 대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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