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20~'24) 지역별 하수처리장 마약류 사용추정량 평균(자료 연합뉴스)
전국 생활하수 속 마약 잔류량이 4년 연속 감소했다.
그러나 외국인 밀집 지역에서는 필로폰 사용추정량이 전국 평균의 141%에 달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0년부터 작년까지 전국 주요 하수처리장의 시료를 채취·분석한 '불법 마약류 사용 실태조사' 결과, 메트암페타민(필로폰)과 코카인 등 주요 불법 마약류의 합계 사용추정량이 감소 추세에 있음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주요 불법 마약류의 합계 사용추정량은 2020년 1천명당 일평균 31.27㎎에서 2021년 30.57㎎, 2022년 23.85㎎, 2023년 20.30㎎, 작년 15.89㎎으로 4년 연속 감소했다.
이 중 메트암페타민은 작년 사용추정량이 9.86㎎으로 2020년 24.16㎎ 대비 59% 감소했다.
이는 2023년 2천667㎎이었던 미국 등 외국과 비교하면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다만 메트암페타민은 매년 조사된 모든 하수처리장(34개)에서 검출돼 마약사범이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음을 시사했다. 마약사범이 보통 필로폰 약 30㎎을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면 작년 3천명당 1명이 필로폰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MDMA(엑스터시) 사용추정량은 2022년 2.58㎎을 기록한 이후 2년 연속 감소하며 작년 0.62㎎으로 줄었다. 코카인 사용추정량은 작년 1.23㎎으로 전년 1.43㎎보다 줄어들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역별로는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인천과 경기 시화에서 메트암페타민이 상대적으로 많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추가 조사한 외국인 밀집 지역(외국인 비율 6% 이상·외국인 근로자 500명 이상 지역) 12개 하수처리장의 메트암페타민 사용추정량은 전국 평균 대비 약 141% 수준이었으며, 이는 외국인 마약 사범 증가 경향과 일치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외국인 마약사범은 2022년 2천573명에서 2023년 3천151명, 작년 3천232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경찰청·대검찰청 등으로 구성된 범정부 합동단속반을 운영, 외국인 밀집 시설 등에 대한 집중 단속을 펼쳐 외국인을 통한 불법 마약 사용 확산을 막을 계획이다.
식약처는 지난 5년간 조사결과를 기반으로 올해 하수역학 조사사업을 광범위하면서 정교하게 추적하기 위한 '우리동네 하수 감시망' 사업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분석대상 성분을 작년 불법 마약류 15종에서 의료용 및 신종 마약류를 포함한 200여 종으로 확대하고,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 국내 유입 여부 ▲ 사용 추세 변화 분석 ▲ 임시마약류로 지정되지 않은 물질에 대한 신속한 조치 등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시는 배수 분구 중 10개 이상 지점에서 추가로 채수하고 마약 성분이 검출되는 경우 관련 건물 정화조 등에서 추가로 채수해 추적성을 높일 예정이다.
또, 마약류 중독자가 방문하는 의료기관과 연계해 특정 요인에 노출된 동일 특성 보유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코호트 연구를 진행하고, 데이터사이언스를 접목해 하수역학 데이터와 사회인구학적·경제학적 데이터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마약류 사용지역 분포도 추정한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전국 하수처리장 모두에서 5년 연속 불법 마약류가 검출됐다는 것은 결코 방치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라며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불법 마약 사용 근절에 나서고 정부도 경각심을 갖고 단호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을 계속 찾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